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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의 우리 동네 名所] ‘산이 좋은 사람들’  
서울구정신문(http://seoulgujung.co.kr)   
기사관리자 | 2019.07.09 14:01 |









둘레길이 생기면서 등산로가 많이 생겼다. 그래서 울상을 짓는 곳들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바로 등산로입구의 먹자골목 타운 들이다. 구기동, 정릉, 우이동, 도봉산입구, 불광동 등이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그런대로 꿋꿋이 버티는 곳이 있어 자세히 들여다봤다. 불광중학교에서 불광사가는 양쪽 식당들 중에 산이 좋은 사람들’(주인·박경순 010-2064-9917)이 화제의 식당이다.

 

우선 실내가 넓다. 양쪽 홀을 터서 테이블을 갖추고 화장실도 실내에 있어서 이용에 편리하다. 요즘 막걸리내지는 시원한 생맥주를 많이 찾는 계절인데 화장실이 외부에 있으면 손님입장에서는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집은 주야, 평일, 주말 구분 없이 손님들이 붐빈다. 옆 가게에서 질시를 받을 정도다. 실내 양쪽 벽에는 유명인들의 글 솜씨도 구경거리다. 한석봉이 울고 갈 명필도 여럿 눈에 띈다.

 

박경순 대표 또한 남도소리에 소속되어 판소리에 심취되어 있다. 흥이 나면 손님들과 판소리 경연도 서슴치 않는다. 특히 춘향가 중의 쑥대머리를 즐겨 부른다.

 

일명 옥중가”(獄中歌)·“옥중비가라고도 불리운다. 중모리장단에 맞추어 부르는 이 대목은 옥()에 갇힌 춘향이가 이도령을 그리는 장면을 노래 부른 것인데, 이 노래의 제목은 가사의 첫 대목에서 따온 것이다. 일제강점기 임방울(林芳蔚) 명창이 이 노래로 유명해졌다.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옥방의 찬자리여

[귀신같은 모습으로 적막한 감옥 차가운자리에]

 

생각나는 것은 임뿐이라

[생각난 것이 님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보고지고

[보고싶고 보고싶고 보고싶다]

 

손가락 피를 내어 사정으로 임을 찾아볼까

[손가락을 깨물어 피를 내어 글을 써 님에게 전해볼까]

 

간장의 썩은 눈물로 님의 화상을 그려볼까

[한 맺힌 가슴속 눈물로 님의 얼굴을 그려볼까]

 

계궁항아 추월같이 번듯이 솟아서 비치고저

[오늘 뜬 저달은(달의선녀) 가을밤 달처럼 높이 솟아서 비추니]

 

전전반측 잠못 이뤄 호접몽을 어이 끌 수 있나

[뒤척이며 잠 못 이루게 하니 나비가 되어 님을 만나는 꿈도 꿀 수가 없네](이하 중략)

 







주인장의 명창에 주변에서 환호소리가 요란하다
. 이래서 노래와 술은 같이 가야 하는 건가?

 

그래도 동네를 대표하는 맛 집이면 판소리도 좋지만 이집만의 대표음식이 있을법하다.

 

한결같이 부추전’ ‘보리새우탕’ ‘닭볶음탕’(일명· 닭도리탕) 이 세 가지를 자신 있게 추천하는 박 사장. 10여 년간 변함없는 단골메뉴다.

 

그리고 이 집에서 소개를 안 하면 크게 화를 낼 영심씨가 있다.

영심 씨는 산이 좋은 사람들에서 없어서는 안 될 최고의 스탭진이다. 박사장과 손발이 척척 맞는 유일한 직원이다. 말솜씨가 얼마나 야무진지(?) 똑 소리가 눈에 보인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했지. ‘님 도 보고 뽕도 따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랑 치고 가재잡고술이 술술 넘어 갈 법도하다.

 

여타 집들은 주말 등산객들이 주된 고객이나 이집은 평일에도 외부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3호선 지하철 연신내역 사거리에서 06번 마을버스를 타고 불광중학교를 지나면서 하차하면 화제의 산이 좋은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다.

 

무더위를 식혀주는 생맥주가 생각나는 이때, 안성마춤 집이라 감히 추천해 본다.

[전광훈기자jkh414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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